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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문화도시 5년 ② 모두의 도시 안산, 서로를 비추는 대화의 자리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 ‘2025 안산의 대화 – 상호문화인들이 만나다’ 행사가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패컬티라운지에서 진행되었다. 선주민 9명과 이주민 9명이 마주 앉았고, 안산지속협 사회위원회 상호문화소위원회 위원들이 사회자로 참여해 질문과 기록을 맡았다. 언어의 차이로 대화가 매끄럽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기록과 녹음을 다시 살펴보면 호의가 깃든 각 팀의 분위기와 감정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첫 질문은 “왜 안산에 살게 되었는가”였다. 선주민 중 안산이 고향인 사람은 2명뿐이었고, 직장·결혼·대학 등 다양한 사유로 정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주민들 역시 결혼과 학업 등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왜 하필 안산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이주민이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대목이다.
네팔,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이미 형성되어 있고, 종교시설·식문화·생활 가게·언어 교류 공간 등 필요한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반월공단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긴 이주 역사는 안산을 ‘누구나 이주해 살 수 있는 도시’, 다시 말해 ‘모두의 도시’로 만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안산의 장점을 묻자 거의 모든 팀이 “녹지가 많다”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산책하기 좋고 도심 속 쉼터가 많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아시아권 이주민들은 가족 중심의 문화, 명절, 예의와 존댓말 같은 요소들이 “생각보다 비슷하다”고 말하며 서로의 ‘다름’보다 ‘닮음’을 먼저 확인했다.
반면 불편함도 분명했다. 선주민·이주민 모두 “교통”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서울 접근성이 낮고 버스 노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기존 안산 시민도 꾸준히 제기해 온 문제다. 문화시설 정보 접근성이 낮다는 의견도 많았다. 여기에 이주민들은 언어 장벽까지 더해져 병원·마트·온라인 주문 등 일상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행정·금융 절차에서는 제도적 제약도 경험하고 있었다.
대화의 마지막은 서로에게 자유롭게 묻는 시간이었다. “명절 문화는 어때?”, “한국어 공부는 어디서 해?”,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은?”, “우즈벡에 여행 간다면 어디를 가야 해?”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갔고, 서로의 삶과 문화를 궁금해 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번 대화를 통해 확인된 가장 큰 시사점은 안산의 정체성을 단순히 ‘다문화 도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포용성을 갖춘 ‘모두의 도시’로 확장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정책 과제도 도출되었다. 문화·행정·의료 정보의 다국어 접근성을 높이는 디지털 안내 체계 구축, 이주민과 선주민이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확대가 중요한 방향으로 제시된다.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는 일상의 순간들. 그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일 때, 안산은 진정한 의미의 ‘모두의 도시’로 나아갈 것이다. ‘안산의 대화’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고, 정책과 생활의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기대한다.
출처 : 투데이안산(http://www.todaya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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